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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허스토리 기억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영화를 봐도 책을 봐도 잘 기억이 안난다. 주인공 이름, 배우, 이야기가 어떤 흐름이었는지. 기억력 향상에 관련된 학습법들은 대부분 반복과 습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늘 가물가물한 머릿속은 흐르는 대로 살아온 궤적의 탓이려나. 일본군'위안부' 란 단어는 마구잡이로 덧칠한 수채화처럼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여러 기억들의 틈바구니 속에 묻혀 있었다. [아이캔스피크]가 '세대를 뛰어넘는 연대'를 희망차게 이야기 했다면 [허스토리]는 일제강점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비극과 그 주인공들을 사무치게 재현한다. 위축된 피해자가 자신의 억울함을 힘겹게 토로하는 법정 장면은 매우 익숙하다. 그러나 위대한 배우들은 기어이 진실을 담아내고야 만다. 표정. 대사. 몸짓으로. 빛 바랜 물감들이 들.. 더보기
상도동 밀스키친 상도동 한 복판, 다소 쌩뚱맞게 위치한 밀스키친. 우연히 들린 이 곳에서 마카롱을 샀다. 맛있다. 특히 치즈 맛. 쫀득 쫀득 하다. 디저트는 자고로 강렬해야 한다. 앞서 먹은 모든 음식을 잊을 만큼. 강한 단 맛에 입 안과 정신이 얼얼해 지면 그 때, 식사는 끝난다. 불을 밝히는 등. 등불. 나중에 먹는 음식. 후식. 차게 해서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마카롱은. 장마다. 쁘라삐룬. 비의 신. PRAPIROON. 일기예보는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다. 스스로 길을 찾아 가자. 운과 명은 그저 길일 뿐 그대로 밟아야 하는 율법이 아니다. 흰 벽과 마카롱이 썩 괜찮은 가게는 상권이 발달하지 않은 주택가 한 복판이 어울린다. 오랜 기다림이 긴 편지를 낳 듯 오랜 사유가 깊은 글을 만든다. 나는 맛을 추구.. 더보기
연남동 혜드림 모나리자, 모나리자. 남자들은 당신을 그렇게 불렀어요. 당신은 신비로운 미소를 띤 그 속녀와 너무나 똑같죠. 그건 단지 외롭기 때문인가요. 사람들은 당신을 나무랐어요. 당신의 미소에 담긴 그 모나리자의 신비로움 때문에. 연인을 유혹하기 위해 미소 짓나요, 모나리자. 실연을 감추기 위한 방편인가요. 많은 꿈들이 당신의 문턱에 왔지만 그들은 거기에서 쓰러져 죽어가지요. 당신은 따뜻한가요? 당신은 살아있어요, 모나리자? 아니면 차갑고 쓸쓸한 사랑스런 예술 작품에 불과한 건가요? 연인을 유혹하기 위해 미소를 짓나요, 모나리자. 실연을 감추기 위한 방편인가요. 많은 꿈들이 당신의 문턱에 왔지만 그들은 거기에 쓰러져 죽어가지요. 당신은 따뜻한가요? 당신은 살아있어요, 모나리자? 아니면 차갑고 쓸쓸한 사랑스런 예술 .. 더보기
GS25 오므라이스&커리 도시락 4300원. 맛있다. 오므라이스 위에 스크램블 에그가 또 언어져 감동적이다. 큼직한 소세지의 식감도 좋다. 카레의 양도 넉넉. 자주 먹게 될 것 같은 예감. 붉게 물든 피클을 제거한 후에 데우는 것을 잊지만 않는다면 괜찮은 도시락이다. 2017년 5월은 1973년 이후 강수량은 두번째로, 강수 일수는 세번째로 적었다. 반면 올해 5월은 비가 제법 내린다. 장마가 오면 하루 정도는 비를 맞으러 나갈 생각이다. 우산 없이. 숲이 좋겠다. 방울이 잎사귀와 대지를 두두리면 두두두. 그 소리가 좋다. 조건없이 몸을 던져 낙하의 끝을 알리는 순수함. 그러고 보니 비를 맞은지도 오래 됐다. 인간의 옷은 젖으면 빨아야 한다. 이럴 땐 비와 이슬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식물들이 부럽다. 특히 신발이 번거롭다. 세탁.. 더보기
LH.SH 청년전세임대 후기 <집 찾기> 청년전세임대의 최대 장점은 내가 원하는 위치에 마음에 드는 집을 직접 찾아서 지원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그 완벽한 조건의 집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경험상 남향의 너무 외지지 않으나 조용한 역세권이면서 적당한 채광과 습도와 단열을 갖춘 1억 2천 이하의 전세집은 찾기 어려웠다. 또한 청년전세임대는 권리분석을 거쳐 매물의 부채비율 등을 따지므로 이에 부담을 느끼는 임대인들은 LH와의 계약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처음부터 LH전세임대계약을 취급하는 부동산에 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물론 부동산과 임대인에게 제안해서 LH전세임대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플은 시세확인용으로 썼다. 구, 동 별로 매물량과 대략적인 가격을 알아봤다. http://www.kar.or.kr/pt.. 더보기
LH.SH 청년전세임대 후기 <서류제출> 독립하고 싶은 마음에 직업도 없는 채로 집을 알아보다가 청년전세임대주택에 취업준비생 자격으로 신청했다. 다행히 지금은 취업에 성공했지만 소득도 없이 집을 얻고 자리 잡느라 무척 힘들었다. 나처럼 고생할 취업준비생 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후기를 적기로 했다. 청년전세임대주택은 대학생 및 취준생의 주거 안정을 위해 최대 1억 2천만원(수도권)에 달하는 전세계약을 집주인과 대신 체결해주는 대가로 그 이자를 취하는 제도다. 지원 금액별/순위 별로 이율이 다르며 전세금 8천에 연 이율 2%면 이자로 월 131660원을 부담해야 한다. 월 20에 관리비 별도인 월세를 산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1,2 순위는 수시지원제도가 있으며 3순위는 해당 일자에 별도로 공지가 뜬다. 신청일 기준으로 자격 심사에 한달 .. 더보기
GS25 삼겹구이 도시락 GS 삼겹 구이 도시락(4500) + 오뚜기 스파게티면(1000) = 5500원. KT 10% 통신사 할인 적용 시 4950. 스파게티는 맛있다. 다소 건조하지만 천원에 이 정도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삼겹구이 도시락도 그럭저럭. 고기는 의외로 먹을만 하며 나머지 구성도 괜찮다. 소세지, 잡채, 삶은 계란, 피클, 볶음 김치, 숙주나물, 치킨 한 덩어리, 브로콜리 등. 나름 여러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 역시 도시락 특유의 건조함은 존재한다. 볶음 김치를 제외하고는 거의 바짝 말라있다. 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젊음처럼. 4.19였고 4.16이었다. 곧 5.18이다. 시급 7800원에 알바를 하면 9360원의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는지 4차례 전화해서 알아봤다. 담보없이 여친에게 빌린 170만원은 사랑이자.. 더보기
시네마 천국, 소우주, 벌레주의보 벌레만 나오는 영화입니다 조심하세요! 소우주. 작은 우주. 어제 티스토리 일기를 쓰다가 문득 생각난 마이크로 코스모스라는 다큐멘터리에 대해서 좀 조사해봤다. 그저 좀 유명한 곤충 다큐멘터리 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내용을 많이 발견해서 뿌듯했다. 예상보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꽤 많이 붙는다. 우선 1996년 제 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다. 1회라니. 96년이 1회 였구나. 서병수 부산 시장의 다이빙벨 상영 취소 요구를 거부해 예산을 삭감당했던 그 영화제. 재밌구나. 재밌어. 역시 세상은 재밌는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또한 같은 해인 96년 칸 영화제에서 다큐 필름 최초로 기술상을 수상했다. 내용상으로 곤충들의 하루를 촬영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필름을 소모했다 하니 상을 줄만도 한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