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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I 정책 I 세상

LH.SH 청년전세임대주택, 좋은 집 찾기






요약 


- 발품 파는 게 제일 낫다

- 서두를 필요 없다 생각보다 집은 많다

- 부동산 중개업자는 프로다. 그리고 물건 파는 사람이다. 

- 미리 기준을 확실하게 세운 뒤 어긋나면 과감하게 미련을 버리고 다른 물건을 찾는다.



좋은 집 알아보기 


반드시 확인할 것 곰팡이(습도)/채광/소음


- 수압. 싱크대, 변기, 샤워기 수압 동시에 확인해보기.


- 장판. 바닥이 평평한지 울퉁붕퉁한지 기울었는지 확인. 가능하면 장판 들어서 바닥 시멘트에 벌레나 벌레시체 있는지 그리고 바닥이 눅눅한지 확인.


- 빨래. 특히 원룸이나 투 룸일 경우 세탁기 놓을 장소와 빨래 널 만한 곳이 있는지 확인. 야외 건조, 옥상 건조 여부도 확인. 


- 습도. 변기아래와 뒤 편, 벽과 바닥 타일 사이 곰팡이 확인. 화장실 구석, 집 천장 구석의 벽지에 변색이 있는지 물흔적이 있는지 확인. 지하주차장/큰건물의계단/지하철역 등에서 맡을 수 있는 곰팡이 냄새를 미리 기억해두고 집에서 그런 냄새가 나는지 확인.

 

 - 채광. 동서남북향을 확인하고 창문의 크기 어느 시간대에 어디로 얼만큼 빛 들어오는지 확인. 세입자가 있다면 '빨래는 몇 시에 잘 마르냐' 와 같은 질문 해보기. 


 - 층고. 애매한 경우 조금이라도 매몰되어 있다면 반지하. 중개업자에게 확실하게 물어보고 반지하 매물 때문에 시간낭비 하지 않기. 1층일 경우 주차위치 확인. 집 근처 특히 창문 근처에 항상 주차가 된다면 매연과 소음 심하므로 유의. 공용 쓰레기통 위치도 확인. 꼭대기 층일 경우 옥탑인지, 아닌지를 확실하게 구분. 아래층과 같은 형태의 외벽이라면 꼭대기, 컨테이너나 다른 소재를 활용해 블럭처럼 '쌓아올린' 형태라면 옥탑. 아래층과 외벽 선이 붙어 있더라도 재질이 다르다면 옥탑. 


- 소음. 방문 시 창문을 모두 열었을 때와 닫았을 때의 차이 확인. 이중창이 아니라면 소음이 심할 가능성 높음. 이웃집에 반려동물이 사는지 성격은 어떤지 확인. 문 가까이 다가갔을 때 크게 소리를 내는 경우 정중하게 반려동물의 특성을 물어볼 것. 


- 주변. 번화가와 유흥가가 가까우면 밤에 시끄러움. 대학교 바로 옆은 주기적으로 축제 소음발생. 초등학교는 운동회나 아침조회 등의 행사, 점심 시간, 쉬는 시간 등 예상 외로 소음이 많은 편. 큰 대로변에 위치한 집은 먼지와 매연으로 피해 발생. 가장 무난한 위치는 역세권이면서 중심지로부터 3블럭 이상 떨어진 곳. 


- 창. 창 밖을 내다 봤을 때 내 눈에 들어오는 장소에서는 상대도 나를 볼 수 있음. 특히 밀집된 주택가라면 불편한 각도로 마주한 집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 먼 곳이더라도 기기를 사용해서 촬영하는 범죄에 노출될 확률이 있는지 확인. 방범창 유무 확인.



부동산 중개업자와의 관계 

- 친절은 옵션이다. 과도하게 물러서거나 주눅들지 않는다. 

- 예의를 지키되 거절이나 요구에 앞서 미안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 

- 중개업자들은 프로다.

- 중개업자들은 물건 파는 사람이다. 내 인생을 배려하지 않는다.










직접 방문 > 온라인 


이틀 동안 40 군데 부동산을 들렸다. 역세권, 숲세권, 대학가 등 원하는 지역을 정한 뒤 근처에 부동산을 쭉 돌아다니면 편하다. 부동산 끼리 연락해서 공동으로 관리하는 매물들도 있다. 그렇지만 모든 부동산이 연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빠짐없이 집을 알아보려면 되도록 많이 방문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많이 만날수록 그들의 언어, 행동양식, 태도 등을 익힐 수 있다. 세입자가 집을 구할 때에는 흥정의 기술이 필요한데, 자신감이 있어야 올바른 판단이 가능하다. 월세와 보증금 조정, 옵션 등에서 손해보지 않으려면 주도권에서 밀리면 안된다. 그래서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의 경우 적절한 톤과 매너를 가다듬기 위해서라면 매물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많은 방문을 추천한다. 그리고 부동산 중개업자와 함께 동네를 돌아다니고 대 여섯 군데 집을 방문하면 자연스럽게 지역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이 시간대에 누가 여기를 지나가는지, 교통량은 얼마나 되는지, 채광은 어떤지, 마을 게시판에는 뭐가 붙어 있는지, 시장이나 가게의 과일 시세는 얼마인지지 등의 중요한 정보가 많다. 


온라인에서 매물을 찾는 가장 큰 단점은 경쟁자가 많다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방은 순식간에 댓글이 달리고 계약이 끝난다. 이런 일을 몇 번 겪게 되면 심리적으로 쫓기게 되서 원치 않는 기준의 방을 계약하게 될 수도 있다.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카페와 앱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부동산에는 방을 보러 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빨리 방을 보여주고 계약하는 것이 1순위다. 소위 '회전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청년전세임대/중기청 계약은 복비(중개수수료)가 정해져 있다. 그래서 공장처럼 계약과정 자체를 매뉴얼화하고 많은 손님과 집주인을 빠르게 연결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부동산들이 생겼다. 이런 곳들은 많은 손님을 위한 홍보 수단으로 카페와 어플을 활용한다. 그들은 손님에게 친절할 필요가 없다. 아니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들 입장에선 까다롭고 신중한 손님을 오래 기다리는 것 보다 빨리 다른 손님을 받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런 부동산과의 계약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큰 기대도 해선 안된다. 




생각보다 집은 많다. 반지하의 함정


부동산에 방문해서 중개업자가 1층 집을 보여주겠다고 하면 다시 한 번 되물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완전한.온전한.제대로 된.묻히지 않은.지상의.간섭이 없는> 1층입니까?' 만약 '1층인데 계단 몇 개만 내려가면 된다, 1층이긴 한데 경사라서 한 쪽 면만 약간 가려져 있다, 장부 상으로는 1층으로 나온다' 와 같은 애매한 답변을 받는다면 그 곳은 일명 반반지하(1층이지만 벽면이 묻혀있거나, 반지하인데 지상으로 많이 올라온 집, 사실상 반지하)다. 과거 10년 정도 반지하 살이를 했었는데, 추천하지 않는다. 먼저 높은 습도와 곰팡이가 괴롭다. 건조한 집은 가습기와 빨래, 식물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바닥과 벽에서 올라오는 습기는 막을 수가 없다. 높은 습도는 음식을 빨리 상하게 만들고, 빨래 건조가 어려우며 각종 피부질환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기 쉬운 환경이다. 그리고 벌레가 많다. 개미, 거미, 돈벌레, 집게벌레, 콩벌레를 자주 만났다. 다행히 개미와 거미가 많아서?(인과관계가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바퀴벌레는 없었다. 


또 조심해야할 집이 있다면 가장 위층 꼭대기 층이다. 꼭대기는 햇빛과 추위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다. 천장과 바로 연결되어 있고 우뚝 솟아 옆에서 막아줄 방패막이도 없기 때문이다. 높이 솟은 데다가 주변에 건물이 없는 경우에는 특히 심하다. 난방비와 냉방비가 많이 들 수 있으니 현재 살고 있는 사람, 부동산 중개업자, 집주인을 통해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장 확실한 것은 공과금 납입 내역 공유를 요청하는 것인데 의무사항이 아니라 확인하기 어렵다. 직접 손을 통해서 바닥과 벽의 온도가 현재 외부기온 대비해서 적절한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으며, 양해를 구하고 온도계와 습도계로 직접 측정할 수도 있다. 그래도 가능하다면 중간층이 가장 안전하다.  





집이 가장 중요하다


의식주라는 말이 있다. 중요도를 기준으로 이 말을 바꾸면 주식의라 생각한다. 먹는 것, 입는 것 보다 공간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자취하면서 알았다. 건너 편 집에서 밤 새 불을 켜놓을 때가 있어 암막 커튼을 달아야 한다면, 주말 야간에 골목을 누비는 오토바이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층간 소음으로 새벽에 윗 집 문을 두드려야 한다면 좋은 옷과 음식은 무용지물이다. 변기가 막힐 수도 있고 집안의 습도가 너무 높아 하루만에 식료품에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다. 집 위치가 너무 높아서 언덕을 올라야 하거나, 매 월 말일에 심한 악취가 동네를 덮친다면 어떨까. 주거와 연결된 이런 문제들이 무서운 것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2년 단위 혹은 그 보다도 더 긴 시간 동안 늘 안고 살아가야 한다. 1인 가구의 건강과 관련된 자료들은 대부분 좋지 않은 결과를 나타낸다. 혼밥과 혼술 문화로 인해서 성인병 발병률이 높아지고 사회적 격리로 인한 우울감의 증대는 앞서 기러기 아빠, 독거노인 등의 주거 형태에서도 이미 드러난 문제다. 


전세계약 조건에 완벽히 일치하면서 아주 좋은 집은 찾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 이 정도면 살만 하겠다' 정도의 물건들은 충분히 있었다. 그래서 성급하게 집을 고르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원하는 조건을 미리 세워두고 거기에 맞는 방을 찾는 것이 가장 좋다. '느낌' 보다 '조건과 기준'이다. 그리고 그 조건 속에 되도록이면 '시간'은 없는 게 낫다. 청년전세임대주택은 청년이 집을 직접 찾아 계약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조건에 맞는 원하는 매물이 있다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단점은 그 매물을 찾기가 어렵다.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정부가 진행하는 청년전월세보증금대출(청년전세임대), 중소기업취업청년전월세대출(중기청) 등을 검색해보면 집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18년 그리고 20년 두 차례 경험한 결과 매물이 부족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아예 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 집을 찾는 사람들의 수고를 덜고자 느낀 점을 토대로 간단한 노하우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