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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 먹기

라볶이 <채황 + 어묵 + 떡볶이 떡 + 고추장 + 고춧가루>




재료 : 오뚜끼 채황(스프빼고) + 떡볶이 떡 + 어묵 3장

소스 : 고추장 + 고춧가루 


라볶이를 만들었다. 원래 소스가 더 복잡하지만 가장 간단한 것만 넣었다. 시간 단축을 위해서. 덜 익은 면을 만들려다가 실패했다. 처참하게 퍼진 면의 모습. 그래도 먹을만 하다. 역시 진리의 라볶이. 






채황. 스프는 버리고 면만 썼다. 채소로만 만든 라면. 오뚜기에서 만든. 일반적인 맛이다. 그냥 집에 있어서 썼다.



물에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끓인 뒤, 떡고 어묵을 넣고 더 끓였다. 걸쭉한 떡볶이를 만들고 싶었는데 물을 많이 잡아서 국물 떡볶이가 됐다. 그래도 맛있다. 조명이 어두운 것 치고는 사진이 잘나온 편. 



떡과 어묵이 다 익어서 라면을 넣어준다. 냄비가 꽉차서 라면을 어묵과 떡으로 잘 덮어야지 익는다. 어서 익어라.




꿀맛이다. 다른 사람에게 권하기는 좀 그렇지만 스스로 만족하는 그런 맛. 가사노동 초보자에게는 난이도와 별개로 '조리' 그 자체가 큰 도전이다. 그리고 이렇게 완성하는 것은 대단한 기쁨을 준다. 이런 것이 습관이 될 때까지 계속 요리를 해야겠다. 사진을 보니까 배가 고프다. 하지만 참는다. 밤에 먹으면 몸에 안좋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채식 식단 재료를 구매할 계획이다. 


바나나/통곡물빵/땅콩버터/각종견과류/베리류/두유/톰아토/감자/단호박/고굼아/말린과일/싸리얼/도부


위와 같은 재료로 주말을 제외한 평일 12일을 버틴다. 하루 칠천원 총 8만 4천원의 예산을 짰다. 막상 재료를 적어 놓고 보니 크게 조리하지 않아도 본연의 맛이 제법 괜찮은 재료들 같아서 기쁘다. 감자, 고구마, 단호박을 익히는 것 외에 다른 노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야채도 먹어야 하지만 그러면 복잡해지니 우선 이대로 버틴다. 관건은 8만 4천원으로 24끼 분량의 재료를 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기본 열량과 탄수화물을 위해 주식인 씨리얼, 감자, 단호박, 고구마, 통곡물빵, 바나나, 두부에 4만원 정도는 써야겠다. 두유도 중요하다. 식료품 값이 비싼 편이라 걱정된다. 8만 4천원에 24끼. 기적을 일으켜보자.


만약에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정말 삶의 질이 올라갈 것이다. 건강과 정신 모두 만족스럽겠지.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생활양식을 바꾸는 건 정말 어렵다. 새로운 선택은 다시 새로운 자원의 소모를 요구한다. 끊임없는 소모전이다. 보급이 부족한 군대는 지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도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어떤 사실을 알아버렸고 그것을 바꾸기 위해 뭔가 하지 않으면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13일, 호주 산불방재청은 산불이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고 밝혔다. 이제 우리가 타오를 시간이다.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e4629adc5b64433c613f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