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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I 정책 I 세상

21대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명단, 지지율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할 수 없다. 성 정체성은 말 그대로 정체성. 나는 이성애자이지만 성소수자와 자유와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2017 JTBC 대선후보토론에서 심상정은 이렇게 말했다.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할 것입니다."

2019년 정의당은 조국 후보자의 임명을 사실상 찬성했다.

"정의당은 연동형비례제의 대의를 훼손하는 '선거용 비례정당 창당'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2020년 정의당은 선거연합 창당 제안을 거절했다.


내게 정의당의 인상은 매우 선명하다. 직진하는 정당. 굽히지 않는 정당. 물러서거나 타협하지 않는 정당. 이런 그들만의 매력과 입지로 2016년 총선에서 7.23%의 비례대표 지지율을 얻었다. 작고 때로는 불안하지만 약자를 위해서 소리낼 줄 아는 정당. 마치 그 모습은 양당체제를 무너트리려는 마음으로 가득한 이름모를 어느 유권자의 축소판처럼 보였다. 


2018년 한국 정치사의 큰 별이 졌다. 노회찬. 2020년 정의당은 불운하게도 그 없이 전장에 나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10여년간 정의당이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 놀라운 수를 냈다. 그것은 비례후보 명단 그리고 논란의 27세 후보 류호정이다. 명단의 선순위 5명 중 4명이 여성이며, 평균나이는 42세(만나이)로 한국 국회의원 평균나이 55세 보다 13살이나 젊다."타국에 비해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평균 연령이 너무 높다. 차라리 젊은 이들로 싹 바꿔 버리면 한국 정치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우스개소리로 들어왔던 이 상상을  정의당은 현실 정치에 구현하려 한다. 현재 많이 내려간 지지율 5%라 하더라도 비례 순위 3~4위를 당선권으로 본다면, 정의당의 비례대표 명단은 그야말로 실패없는 초강수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선거제 개편, 비례연합정당 창당과 위법성에 이르기 까지 최근 범여권의 논쟁들을 지나오면서  정의당 지지율은 점점 하락했다. 반보수진영의 세력 확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지역구 표는 민주당에 비례표는 정의당을 선택하던 민주당원이 등을 돌렸고, 지금 보다 더 분명하고 뚜렷하길 원하던 정의당원은 타협하는 모습에 실망했고, 기존에 오랫동안 민주 진영에서 운동을 해오던 비례대표 후보들이 순위에서 밀리거나 탈락한 것에 실망한 정의당원들 역시 마음을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줄어든 지지율, 알 수 없는 미래, 커져가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정의당의 운명이 위태로워 보인다. 탈출구는 하나다. 내외부에서 차가운 시선과 날선 비판을 받으며 21대 국회의원이 될 그 인물들이 증명하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 왜 정의당이 자신들을 택했는지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세간에는 대단히 많은 우려와 걱정, 실망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기우이길 바란다. 그들의 성공이 곧 대한민국 여성들의 성공이며 청년들의 성공이다. 정의당과 후보들도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 정치개혁의 속도가 더 빨라지려면 정의당이 지금의 위기를 잘 넘기는 것이 필수적이다. 선거제도 개혁과 검찰개혁, 적폐청산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