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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책

미스비헤이비어(2020) Misbehaviour 평점 7.8/10 평점은 상대값이므로 나중에 수정될 수도 있다. 한 노인이 어린아이가 치마를 입고 화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예쁘다고 칭찬한다. 아이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한 듯이 거울을 보고 제자리에서 돌아 보기도 한다. 그리고 뒤늦게 귀가한 엄마에게 달려가 안긴다. 하루종일 아이를 맡긴 엄마는 자신의 엄마에게 사과한다. 노인이자 큰 여성의 엄마는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큰 여성 때문에 집안이 망가져 가고 있다며 비판한다. 화가 난 여성은 당신처럼은 살 수 없다, 당신 남편에게 너무 순종적이었다, 엄마의 삶은 어디있냐, 엄마처럼 살 수 없었다고 한다. 노인이자 큰 여성의 엄마는 '내가 그렇게 살지 않았다면 너와 우리집이 이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냐' 라며 반박한다. 큰 여성이 가사노동에 시.. 더보기
<강스포일러> 걸캅스 SpaceButterfly l MARCH 27, 2019 소녀 형사들. 여자 형사들. 주인공은 팀의 막내인 현직 형사 그리고 민원봉사실에서 일하는 전직 형사. 라미란은 이성경의 오빠와 결혼한 사이다. 그리고 한집에 살고 있다. 놀라운 설정. 영화는 개연성을 중요시하지 않으며 "꿋꿋이" 할 말을 이어나가는 한국형 코미디다. 라미란의 동료이자 국정원에서 댓글 공작원으로 일하다가 환멸을 느끼고 민원봉사실에서 일하는 해커 양장미라는 인물 설정에서 국산 코미디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본인의 나이대에 맞는 설정, 말투를 부여받아서 인지 몰라도 수영의 연기는 영화에 잘 어우러졌다. 다른 작품의 역할도 기대가 된다. 아쉬운 것은 라미란이 맡은 박미영 역할이었다. 연기력이 부족했다기보다 배우의 역량을 발휘할 만.. 더보기
사바하 Svaha <스포일러> 결국 은 광목으로 하여금 김제석을 죽게 한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을 신이자 절대자라 칭했다. 친절한 설명과 달리 영화 속 박목사는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신, 어두운 세상을 내버려 둔 채 어딘가에 있을 신을 찾는다. 신이 있다면, 신은 어디 있는가. 이 있는 곳에 신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속세의 무수한 과 을 내버려 둔 채 신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털난 짐승의 형상으로 태어난 처럼 멋지거나 우아하지 않아도 부디 신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 그리고 약간의 원망이 담긴 영화. 사바하. [사바하]는 뚜렷한 메시지를 전하지 않는다. 대신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선과 악, 신과 인간을 쫓는 박목사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신을 찾기 위해 나는 이런 길을 가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 더보기
<결말 스포일러> RALPH BREAKS THE INTERNET 주먹왕 랄프 2 주먹왕 랄프2를 봤다. 재밌었다. 감동적이다. 오래된 오락실 게임 다고쳐 펠릭스 의 악역 랄프가 주인공이다.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 원제는 RALPH BREAKS THE INTERNET. 외국영화의 경우 원제와 국내 개봉명이 다를 때가 왕왕있다. 주먹왕 랄프2도 그런 사례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야 눈에 들어온 영문 제목 . 인터넷을 부수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까. 국내 개봉 이름인 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두 제목은 단어 그 자체로도 의미가 다르며 관객이 영화를 보는 내내 지니게 되는 감정에도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 다른 이름을 가지게 된 데는 나름의 판단이 있었겠지만 보다는 혹은 라는 제목이 더 정확하다. 번역을 떠나 영화의 흐름 상으로도 그렇다. 주인공 랄프의 단짝인 공주 바넬로피.. 더보기
ROMA 마지막 장면 [스포일러] 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역시 마지막 부분이다. 거대한 물결이 거칠게 넘실 거리는 바다로 위태롭게 전진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카메라는 담담하게 담아낸다. 어떤 장면전환이나 청각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굉음없이 있는 그대로. 이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군더더기 없이 생을 보여주는 것. 그 덕에 이 장면은 더욱 아슬아슬하며 잔인하게 느껴진다. 물에 빠져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아이들의 위기 속에는 여러 인물들의 운명이 달려있다. 첫째로 선량한 아이들의 목숨이다. 깊은 곳에 가서 놀면 안된다는 엄마의 말을 어기긴 했지만 그 댓가로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다면 너무 가혹한 일이 아닌가. 양육권자의 다툼과 이혼을 겪은 아이들이 가족의 행복을 되찾기 위한 여행에서 생을 잃는 이야기는 너무도 잔인한 동화다. 희생자는 .. 더보기
침묵의 봄 Rue St. Vincent in Spring Georges Seurat France '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봄이 왔으나 더 이상 들리지 아니하는 새소리에 비통한 마음으로 붓을 든 해양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 이 쓴 책 [침묵의 봄] 퇴근 후 시간을 쪼개서 읽었다. 그래서 내용도 조각 조각. 일곱 번 정도 나눠 읽었을까. 모르는 단어들이 많았다. DDT, DDE, DDD, 세이지 뇌조, 헵타클로르, 벤젠헥사클로라이드(BHC), 합성화학살충제, 염화탄화수소계, 유기인산계. 헬기 또는 비행기로 공중에서 뿌려진 살충제는 땅으로 스며든다. 나뭇잎에 쌓이고 지하수로 흘러 들어간다. 살충제에 노출된 지렁이를 새가 먹으면 죽는다. 호수와 강 바다의 물고기는 폐사한다. 개와 고양이도 쓰러진다. 제거하려.. 더보기
미쓰백 미쓰백감독 이지원 제작 영화사 배 각본 이지원 촬영 강국현 편집 한영규, 허선미 음악 이은주, 모그배급사 리틀빅픽처스 개봉 2018년 10월 11일 시간 98분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무뚝뚝해 보이는 사람도 '툭' 잘만 건드리면 인생 얘기를 줄줄이 늘어놓기 일쑤다. 각양각색의 내용 만큼이나 말하는 방식도 모두 다르다. 남의 이야기는 듣지 않으면서 자기말만 계속 하는 사람도 있고 별거 아닌 소재를 정말 재밌게 전달하는 사람도 있다. 지루하지만 너무 진지하게 얘기해서 자리를 뜰 수 없게 만드는 사람도 있고 너무 고함을 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도 있다. 나는 어떤 경우에도 끝까지 참고 들으려 애쓴다. 그것이 어떻게든 내뱉으려 하는 상대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배려라고 믿기 때.. 더보기
MAN BOX 후기 맨박스, 십계명 남자는 울지 않는다. 남자는 분노 이외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남자는 쫄지 않는다. 남자는 모든 것을 지배하고 통제한다. 남자는 약한 것들을 보호한다.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약하다. 남자는 여자처럼 굴지 않는다. 남자는 게이처럼 굴지 않는다. 남자는 여자를 소유한다.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 생각보다 시간이 흘렀다. 세 번 읽었으며 일주일 간 후기를 준비 했는데 파일이 날아갔다. 그래서 그냥 의식의 흐름을 따라 적는다. 행복하다. 이 책은 가정폭력, 남성에 의한 폭력의 원인을 맨박스에서 찾는다. 맨박스는 남성성을 규정하는 틀이며 집단사회화교육을 통해 대대로 이어지며 대부분의 남성들이 적극적으로 공유하거나 소극적으로 방관하는 남성중심적 인식체계다. 위의 십계명은 다소 과격하게 들릴지 모.. 더보기